1. 후회는 감정이지, 진실이 아니다
선택을 하고 나면, 우리는 종종 머릿속으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를 상상하곤 한다. 그 생각은 곧 ‘지금 이 선택은 잘못된 것 아닐까?’라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불안은 후회로 변한다. 그런데 이 후회라는 감정, 정말 믿을 만한 걸까? 대부분의 경우 후회는 그 선택이 실제로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 반응이다. 선택 직후에는 만족했던 결정도, 피곤하거나 예민할 때는 갑자기 후회의 대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흐린 날에는 거울 속 내 얼굴이 더 피곤해 보이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선택의 가치를 흐려 보이게 만든다.
또한, 인간의 뇌는 ‘가정’을 기반으로 후회를 만든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시나리오다. 존재하지 않는 세상과 지금을 비교하며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 셈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그 또한 후회를 낳을 수 있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선택의 후회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먼저 후회는 감정일 뿐이지, 절대적인 진실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회를 느끼는 자신을 탓하지 말고, 오히려 “지금 내가 피곤하거나 불안해서 후회라는 감정을 키우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게 감정을 분리해내기 시작할 때, 우리는 후회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지나가는 감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 즉 선택을 견디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시작할 수 있다.
2. 선택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책임지는 용기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 앞에서 망설이는 이유는 ‘정답을 고르려 하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중에서 ‘최선’이 아니라 ‘완벽’을 고르려 하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의 선택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다. ‘이 일을 계속할까, 그만둘까’, ‘이 사람과 함께할까, 아닐까’와 같은 문제는 시험문제가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지는 서사이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선택이 옳았는가가 아니라, 선택 이후의 태도다.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결정을 내린 이후,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택을 한 순간, 이미 다른 선택지의 가능성은 놓아버리고, 지금 이 길을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려는 자세를 가진다. 이게 바로 ‘선택에 대한 책임지는 용기’다. 반면, 선택을 후회하는 사람은 대개 선택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른 길을 바라보며 흔들린다. 그러니 어떤 선택도 마음속에서 안정되지 못한다.
책임을 진다는 건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지는 태도는, “실패하더라도 내 선택이었으니 후회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어떤 선택이든,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살아내기 시작하면 그 길은 점점 의미 있는 길이 된다. 선택은 방향이 아니라 시작이다. 방향을 바꾸는 건 언제든 가능하지만, 선택 이후 스스로를 믿는 근육 없이는 어떤 길도 만족스럽지 않다. 후회를 줄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오늘 내린 결정 하나라도, 온전히 내 것이라고 믿고 살아내는 연습부터 시작해보자.
3. '놓친 것'보다 '얻은 것'에 집중하는 습관
후회는 주로 ‘놓친 것’에 대한 생각에서 자라난다. “그때 그 회사를 선택했다면?”, “그 사람을 붙잡았더라면?” 우리는 항상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장점만을 기억하는 왜곡된 회상을 하곤 한다. 이건 뇌의 방어 기제 중 하나인데, 인간은 현재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의 선택을 미화하거나 과장하며 위안을 찾는다. 하지만 이런 회상은 현실의 만족을 방해하고, 계속해서 지금을 불만족스럽게 만든다.
선택의 후회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시선을 ‘놓친 것’이 아닌 ‘얻은 것’으로 돌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여행지를 선택하면서 다른 후보지를 포기했다면, 떠난 그 장소에서 내가 경험한 감동과 휴식, 소소한 즐거움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완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선택이 나에게 어떤 작은 의미라도 주었는가’를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선택은 언제나 무언가를 포기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반드시 주고 간다. 그 얻은 것들을 무시하고 포기한 것만 붙들고 있다면, 어떤 선택도 만족스러울 수 없다.
이런 시선 전환은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지만, 훈련이 가능하다. 매일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 내가 선택한 것 중, 나에게 의미 있었던 건 무엇인가?”를 적어보는 일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선택이 늘 최선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감각을 스스로에게 주는 연습. 이것이야말로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진짜 마음 근육이다. 잃은 것만 보는 눈에서 벗어나, 가진 것에 감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후회와 작별할 수 있다.
선택의 후회에서 자유롭기 위해 가장 중요한 근육은 바로 감정 회복력, 즉 ‘탄력성’이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 때로는 명백히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그 결과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 문제는 실수가 아니라, 그 실수에서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느냐이다.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실수한 자신을 과도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틀릴 수 있고, 이건 하나의 경험일 뿐”이라는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이 시선이 바로 후회라는 감정을 오래 끌지 않게 만드는 핵심이다.
감정적으로 회복력이 낮은 사람은 작은 실수에도 쉽게 무너지고, 그 경험을 자기 정체성과 동일시한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어”가 아니라 “나는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낙인찍는 것이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새로운 선택을 하는 데에도 두려움이 커지고, 결국 어떤 선택이든 후회로 끝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를 끊기 위해서는 실수해도 괜찮다는 내부 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감정 탄력성은 명상, 일기쓰기, 감정 관찰 등의 루틴을 통해 서서히 키워나갈 수 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자기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회복력은 자란다. 우리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완벽한 판단 능력이 아니라, 실수를 견디고 돌아올 수 있는 부드러운 마음이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일부는 실수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 실수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가, 바로 그것이다. 이 회복 탄력성이 자랄수록, 우리는 어떤 선택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게 되고, 후회보다는 성장이라는 시선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